3개월 전, 정말 이러다 죽겠다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땅으로 꺼지는 것처럼 몸도 마음도 무겁기만 했다.
이유없이 가슴은 두근거리고 불안감이 엄습했다. 덜컥, 두려운 마음이 밀려들었다.
그러다 심리상담소를 찾았다.
3년 전에도 갔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로 마음이 힘들었다.
몇 번 다녀보니 금세 괜찮아졌다. 그렇게 이후 상담은 더 진행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과 맞지 않았던 것 같기도.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했다.)
아물고 치유된 줄 알았는데-
다시 찾은 상담소에서 3년 전과 같은 이유로 또 한바탕 눈물을 쏟고 같은 하소연을 했다.
억울하고 섭섭하고 화난 마음이 가득했다.
여러 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는, 우울증이었다. 병원을 연계한 약물 복용까지 생각해보자, 했다.
내가 그 정도일 줄이야.. 덤덤한 척 했지만 사실 적잖이 놀랐다.
그간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은 그런대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가족 모음에 참석했고 일도 펑크나지 않게 처리했다.
다만, 내 의지로 외출을 하거나 약속을 잡지 않았다. 한달 내 서너 일을 빼면 집안에만 있었다.
그게 문제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나란 사람의 성향이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문득,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드는 건, 견디기 힘들었다.
뭐가 그렇게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나를 힘들게 했을까.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