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엄마에 대한 기록 2020. 10. 18. 20:36

엄마의 투병이 시작되면서 좀처럼 왕래하지 않았던 외가 식구들과 만남이 잦아졌다. 

지금껏 만났던 것보다 많은 대면과 식사 자리를 갖으며 이모와 외삼촌에 대한 경계도 풀려갔다.

게다가 엄마를 위해 이모집 근처로 이사하며 그 횟수는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엄마는 새로 이사한 집에 고작 이틀밤,

그것도 편히 누워 잠도 자보지 못한 채 고통에 몸부림치다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깨끗하고 조용한 집을 구하라던 엄마는 그 조건에 맞춰 구해둔 집에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숨쉬는 게 힘들어 밤낮 앉아 있어야만 했고 기력이 없어 눈조차 뜨지 못한 엄마. 

그 어떤 말도 없이 힘겹게 숨을 몰아쉬다 그렇게 엄마는 우리 곁을 떠났다. 

 

그 후...

이모는 잠자리가 뒤숭숭하다 했고 외숙모는 엄마가 입원했을 적 꿈을 꾼다 했다. 

그런데 누구보다 꿈에서라도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나인데, 내 꿈엔 도통 나타나지 않는다. 

좋은 곳에 가면 꿈에 나타나지 않는 거라는 누구의 말에 잠시 위안이 되지만

이제는 꿈에서밖에 볼 수 없는 엄마이기에....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오늘 밤엔 내 꿈에 다녀가... 올거지 엄마?... 꼭 와.... 

 

 

 

 

Posted by -s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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