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 전, 2020년 새해를 시작할 무렵-

엄마와 난 병원에 있었다. 

 

2019년 12월-

기침 감기로 약을 먹고 병원을 다녔지만 차도가 없어 

조금 큰 종합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정말 충격이었다. 암으로 보이는데 큰 병원에 가서 조직 검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눈물로 2019년을 보내고 

새해 벽두, 검사를 위해 큰 병원을 찾았다. 

그때만 해도 그 작은 병원이 뭘 알겠냐며, 돌팔이 의사라고 맘껏 흉을 봤다. 

그런데 사실은 무서워서, 괜히 걱정할 엄마를 위로하기 위해 떠벌린 말들이었다. 

내 푼수짓에 엄마도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설마는, 현실이 되었고

엄마는... 폐암 진단을 받았다.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난다는 건 정말 단 한순간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 무섭고 또 무서웠다.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엄마가 잘 치료받고 버텨주길 바랐다. 

 

하지만, 지난 9월 27일-

엄마는 무심히 우리 곁을 떠났다. 

급속도로 상태가 나빠져 제대로 된 인사조차, 눈마춤조차 하지 못한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다- 해도 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후,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3개월 여가 흐르고-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 엄마는 없지만 

우리는 오늘을... 내일을... 살아가야 한다. 

그 빈자리가 아직은 눈물겹지만, 속상하고 가슴 아프지만

조금씩 서로에 의지해 버텨내야지. 

 

약해져 가는 마음을, 다잡아본다. 

2020년 안녕... 2021년 안녕...

Posted by -s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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