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한번, 꼬박 상담을 다닌지 4개월. 

그 사이 내딛기만 해도 땅으로 꺼질 것 같고 한없이 가라앉던 기분은 많이 나아졌다. 

두 발로 버틸 힘이 생겼고 뭔가 해봐야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매번, 지난 2주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물음에 하는 일 없이 

멍하니 있었다 하지 않도록 몸도 부러 움직였다. 

 

그간 만나지 않았던 지인들도 만나고 베이킹을 배워볼까 학원도 찾아두었다. 

이렇게나 나아졌는데... 나름 전보다 건강하게 잘 지냈다고 자신했는데.

 

이 작은 몸뚱이에서 어떻게 파도파도 끝모를 감정이 솟아나는지...

잘 지냈다니 다행이다, 그럼 요즘 감정은 어떠냐는 질문에

정말 불현듯 내뱉은 '불안'이란 말 한마디가 또 마음을 무너지게 했다. 

 

이건 여태 상담하며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또 다른 문제.

어쩌면 지금 상태는 이게 시발점인지 모르겠다. 

 

엄마, 엄마의 부재. 

또 코가 헐만큼 눈물, 콧물을 짜내는 1시간이었다.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는지, 울컥 올라오는 수많은 말들은 차마 내뱉진 못했다. 

말을 하지 못하겠다 했고, 그럼 다음에 마음이 편해지면 듣자 했다. 

 

그리고, 한껏 들떴던 마음이 다시 내려앉았다. 

잊고 살려고, 덮어두었던 마음 속 저 깊은 곳 작은 상자가 열린 것 같다. 

 

괜히 들쑤신 걸까, 왜 나만 이렇게 유별난 거야. 

아니, 사람마다 상실의 크기는 다르다 하셨지, 그러니 당연한 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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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끝이 있을까. 이젠 잘 모르겠다.

 

 

 

 

 

 

 

Posted by -s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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