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정말 결단코 단 한번,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엄마의 건강 이상 진단을 받았고

그 후부터 오늘까지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울며불며 검사를 받았고 정확한 진단이 내려졌고

그에 따른 치료가 이어졌다. 

2020년 우리 사회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이제 그 이전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엄마의 건강 이상은 우리 가족의 삶을 통째로 바꿔버렸다.

 

그래도 2월부터 치료를 시작하면서,

독하다는 약에도 큰 부작용 없이 남들보다는 잘 버텨내는 것 같았다. 

물론 식사를 못하고 머리가 빠지고 기운이 없고... 했지만 그럼에도 제 발로 걷고 요리를 하고 씻을 수 있었다.

신경쓰지 않으면 아프다는 것을 그냥 흘러버릴 수 있을 정도인 엄마를 보며

다시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 날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착오였고 오해였고 망상이었다. 

차츰 걸음을 걷기 힘들어하더니 지팡이 없인 걷지 못했고

움직이기는 커녕 눕기만 해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걷지 못하고 숨쉬기도 버거워하며 하루 이틀 버티던 엄마는 

... 결국 반 년만에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점점... 애기처럼 투정만 늘어가는 엄마.

항상 곱게 화장한 얼굴로 환히 웃던 엄마는 없다. 

 

엄마가 아프다. 

내 일상은 무너졌고 이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Posted by -s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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