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다시 상담을 받고 있는데, 이번엔 엄마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 끝에 엄마 이야기가 나왔고 잠시 또 눈물이 차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은 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작년, 이맘때엔 정말 어깨가 들썩일 만큼 눈물이 쏟아졌는데...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었는데...

정말 시간이 약인건지, 여전히 보고 싶고 그립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뚝 떨어지지만

그 마음 위에 새살이 돋아났는지, 조금은 마주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엄마랑 휴일 오전, 시원한 카페에 가서 온종일 멍때리고 싶고

손발톱 예쁘게  치장하러 네일샵에도 가고 싶고 

맛있다고 소문난 맛집도 무더위에 줄서서 먹는 재미도 느껴보고 싶고...

엄마가 좋아하는 참외 깎아 도란 나눠먹고 싶고 

피부 마사지샵에 가서 나란히 누워 아빠 흉도 보고 싶고 

초보 딱지 붙였지만 엄마랑 드라이브도 가보고 싶고

...

하고 싶은 일이 이렇게나 많은데, 정작 해본 게 몇 개 없다. 

별 거 아닌데 참... 내일, 다음달, 가을에, 겨울에, 내년에... 미루고 미루다

정작 영영 아무 것도 해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눈물은 조금 참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엄마가 사무치게 그리운 밤이다.

Posted by -so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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