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어설프게 계속 주말에 끼여 있어 온전히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요 근래 시골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사실 가려고 하면 못 갈 것도 없긴 한데, 어쩌면 핑계일 수 있다.
암튼, 주말에 한번 가겠다고 한 걸- 이번주인 줄 알았는지 언제 도착하냐는 아부지의 전화.
뭐 착각하셨수, 하며 조만간 가겠다며 통화를 마쳤는데 마음 한 켠이 쿵,하고 무너졌다.
그래. 엄마를 잃은 건 나뿐이 아닌데,
몇 십년을 아침에 눈 떠 감을 때까지 함께 한 사람을 잃었는데-
이제 점차 찾아오는 이도 없는 빈 집에서 혼자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까.
그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나도 살아야지. 나도 힘들어- 하는 마음으로
어쩌면 눈 감고 귀막고 있는 것일수도.
나 바빠. 일하잖아.
되도 않는 핑계를 둘러대다 나중에 또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리려고 이러나.
아빠의 전화 한통에 내려앉은 마음이 도동 회복되지 않는다.